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추수 감사절기에

하시용 목사님께서 11월 22일 SF한국일보에 올리신 글입니다. (클릭)

추수 감사절기에

추수감사절 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추수감사라는 용어는 농경사회에 적합해 보입니다. 우리처럼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추수감사라는 말보다 댕스기빙(thanksgiving)이라는 영어표현이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과 주변의 친지들께 감사를 드리는 절기라는 뜻입니다. 

추수감사절의 성경적 근거는 가을에 포도농사를 마친 후에 조상들이 광야에서 천막을 짓고 살던 것을 되새겨 보려는 초막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1월 네 번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전통은 1620년 11월 102명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를 타고 신대륙에 도착한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청교도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그리고 66일간의 항해 끝에 신대륙에 도착했습니다. 생소한 곳에서 살아남는 것도 쉽지 않은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부의 혹독한 겨울을 지내면서 절반 가량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신앙의 자유와 신대륙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보려는 부푼 꿈을 갖고 왔지만 밀어닥친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때 이들을 도와준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인디언 원주민들이었습니다. 옥수수를 심는 법부터,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는 법, 산에 자라는 독초들을 구분하는 법까지 원주민들로부터 실제적인 도움을 받았습니다. 

청교도들은 그 해 가을 첫 번째 수확을 하고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립니다. 자신들을 도와주었던 원주민들을 잔치에 초대했습니다. 원주민들이 청교도들처럼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앙을 초월해서 자신을 도와주었던 원주민들과 함께 감사의 축제를 즐긴 것입니다. 추수감사절의 전통에는 이처럼 자신의 종교와 생각을 넘어서 도움을 주고 받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함께 어울려 즐기는 속 깊은 감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첫 번째 추수감사절을 지키던 청교도들의 마음이 한없이 기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같은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온 동료들 가운데 절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신대륙에 와서 첫 번째 수확을 하고 감사의 예배를 드리는 청교도들의 마음 한 켠에 세상을 떠난 동료들의 모습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아쉽고 허전한 것입니다. 살아남은 자들이 갖는 미안함입니다. 곧이어 닥치게 될 겨울에 대한 불안함도 있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 겨울을 나면서 동료들을 더 잃게 되면 큰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모든 아쉬움과 허전함 그리고 불안함을 가슴에 품고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렸습니다. 역시 속 깊은 감사입니다.

감사하다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유카리스테오”입니다. “행복하다” 또는 “기쁘다”는 뜻을 갖고 있는 접두어 “유”와 “은혜”라는 의미의 “카리스”가 합쳐진 말입니다. 그러니까 받은 은혜를 기쁨으로 표현하는 것이 감사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첫 번째요 그 다음에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의 은혜에 신앙을 초월해서 기쁨으로 화답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추수감사절을 보냈던 청교도들이 아쉬움과 불안함 가운데 감사예배를 드렸듯이 우리네 삶 속에도 기쁘고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기쁜 일보다 속상한 일이 훨씬 많이 생깁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고, 생각처럼 세상일이 펼쳐지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우울한 마음에 휩싸여서 감사보다 불평과 원망이 앞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속 깊은 감사는 마음의 상처, 실패, 슬픔과 아쉬움까지 감사로 변환시키는 능력입니다.

요즘은 추수감사절보다 블랙 금요일 쇼핑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감사는 주는 것인데 많은 것을 값싸게 취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침 일찍 줄을 서며 쇼핑을 즐기는 분주한 발길들을 보면서 추수감사절의 본뜻이 많이 퇴색되었음을 느낍니다. 

추수감사절 주간을 마무리하면서 한 해 동안 우리에게 임했던 감사를 다시금 헤아려보기 원합니다. 스쳐 지나가면 잊혀질 일들도 잠시 멈춰 서서 그 안에 깃든 은혜를 생각해 내는 것입니다. 그때 속 깊은 곳에서 감사가 우러나올 것입니다. 마음 속에 은은한 기쁨이 샘솟고 소망의 빛이 밝혀질 것입니다. 우리 삶 전체가 환해 지는 행복한 순간입니다. 해피 댕스기빙!

11월 26일 섬김이 모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University Church에서 11월의 마지막 섬김이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번 모임은 소그룹을 준비하는 모임으로 요한복음 12:12-36을 가지고 각자 귀납적 성경공부한 것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본문은 예수님께서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고 또 헬라인들까지도 예수님을 찾아오는 등 예수님을 이제 많은 유대인들이 알게 되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하지만 대조적으로 그들이 이 세상을 구원하실 구원자 예수님으로 오신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적인 메시야로 이해하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것을 말씀하시자 예수님을 믿지 않고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요한복음을 공부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대인들을 보면서 저희들 역시 똑같은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게 됩니다. 성경을 읽고 공부하고 기도를 하면서도 저희들의 틀에 맞추어서 예수님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을 저희들의 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저희들이 저희들의 틀을 벗어나 예수님 계신 자리로 가야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소그룹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성경공부를 하는 것이 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소그룹에서 열린 마음으로 깊은 나눔 가지시기를 소망합니다. 샬롬!

2012년 11월 14일 수요일

11월 12일 섬김이 모임

11월 12일 월요일 University Church에서 섬김이 모임이 열렸습니다. 이번주는 존 스토트 목사님의 책 '현대 사회의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4장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김현수 형제님의 인도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워낙 무겁고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에 그리고 평소에 이것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 접니다. -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기독교적인 관점도 정립해 가고 또 생각해야 할 숙제들도 집으로 많이 가져간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이 성경적인지는 알지만 악한 세상에서, 국가와 국가의 문제 속에서, 또 실질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해서 선한 영향을 끼쳐야 한다는 생각도 했고 또 소위 그리스도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성경적으로 보이지 않고 자신의 유익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을 하는 것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불가피하게 한 국가의 구성원으로 국가의 유익을 위해서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일하면서 살아가는데 국가의 권리, 나의 권리 등 기본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도 다시 성경적인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주 금요일은 전체모임으로 모입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함께 전파될 것이라고 말씀하신 향유 옥합을 깨뜨린 마리아의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 막연하게 내가 향유 옥합을 깨뜨린 여인처럼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세상의 빛이 되어서 오신 예수님께서 저희들에게 빛의 자녀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기억하시는 것처럼 요한복음 12장까지를 한 부분으로 볼 수 있고 13장부터는 이야기가 많이 바뀝니다. 요한복음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장이네요. 오셔서 많은 은혜 받으시기를 소망합니다. 

2012년 11월 4일 일요일

11월 3일 이현옥 자매님 bridal shower

 11월 3일 토요일 GCC Nairobi Room에서 이현옥 자매님의 bridal shower가 열렸습니다. 기존의 bridal shower와 다르게 모든 가족들이 함께 하는 자리로 꾸몄습니다. 이현옥 자매님의 약혼자이신 안상혁 형제님도 함께 참석해 주셔서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아시는 대로 이현옥 자매님은 KCF의 처음부터 함께 하셨고 섬김이로 또 싱글조의 조장으로 오랫동안 섬겨주셨습니다. 이현옥 자매님의 오랜 기도를 응답해주신 신실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potluck으로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신 점심을 먹고 이현옥 자매님과 안상혁 형제님의 연애 스토리를 들으면서 오글/행복/뭉클한 분위기가 연출이 되었는데요. 두 분을 통해 펼쳐질 하나님의 사랑의 계획에 감사하고 기대하면서 두 분의 앞길을 축복하는 기도로 함께 해주실 줄 믿습니다. 식사 준비, 장식, 정리, 진행 등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섬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결혼식이 서울에서 11월 24일날 열립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세요. 샬롬!

11월 2일 금요일 전체 모임

11월 2일 금요일에는 University Church에서 전체 모임으로 모였습니다. 저번주는 소그룹으로 모였기 때문에 두 주 만에 만나서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오세관 형제님, 한수진 자매님 소그룹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신 카레라이스와 단무지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집에서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먹을 때  KCF에서 먹는 것만큼의 맛이 나오지 않는 것은 실력 탓도 있지만 교제 가운데에서 먹는 것이 몇 배 더 맛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님께 찬양을 드리고 하시용 목사님께서 요한복음 11:17-37을 가지고 마르다, 마리아, 유대인들과 대화하시면서 예수님께서 자신을 부활이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시는 내용과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통곡하는 마리아와 유대인들 앞에서 그들과 같이 공감하시고 눈물을 흘리시는 내용, 그와 대조적으로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판단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내용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권세에 묶여서 슬퍼하고 통곡하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시려는 구원의 계획을 가지고 계셨지만 동시에 그들과 공감하시고 그들과 같이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예수님과 같이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인 동시에 완전한 인간으로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길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저희들이 KCF와 교제하는 가운데 예수님과 같은 공감을 하고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생명되신 예수님을 붙잡고 예수님을 따라가는 저희들이 되기 원합니다. 주님 안에서 참 안식 누리세요.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