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4일 목요일

암스트롱 유감 (하시용 목사님 칼럼)

1월 24일자 SF한국일보에 올리신 하시용 목사님 종교 칼럼입니다. (여기)

랜스 암스트롱 – “손이 강하다(arm-strong)”는 그의 이름 뜻에 걸맞게 프랑스 싸이클 대회에서 7년 연속 우승한 세계적인 스포츠 영웅이었습니다. 강인한 체력뿐만 아니라 그의 정신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귀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1996년 25세의 젊은 나이에 고환암이 발병해서 폐와 뇌까지 전이되었습니다. 50%의 생존률을 정신력으로 극복합니다. 

암을 이기고 다시 참가한 대회에서 세운 신기록이었기에 사람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랜스 암스트롱은 포기하지 않는 인간승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2005년 은퇴한 후에는 자기 이름을 건 <암스트롱 파운데이션>이라는 재단을 세워서 암 예방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3년 전부터 암스트롱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팀 동료 가운데 한 사람이 암스트롱이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기 때문입니다. 암스트롱은 법정 공방까지 가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밝혀지기 마련입니다. 

작년 8월 그가 세운 모든 기록을 박탈당합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암스트롱의 인생역정을 존경했기에 그 정도에서 끝나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윈프리쇼에 나와서 자신의 입으로 충격적인 말을 했습니다. 

그가 사상 최초로 프랑스 싸이클 대회에서 7년 연속 우승한 것은 자신의 힘이 아니라 금지 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몸 안에 혈액수치를 높이기 위해서 경기 전 피를 뺐다가 다시 주입하기도 했답니다. 사회자가 그런 것이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스케줄만 조절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합니다. 

그 쇼를 시청하던 많은 사람들은 랜스 암스트롱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냈고 어머니의 희생으로 20대 중반에 찾아온 암을 이겨냈고 그 이후로 훌륭한 가정을 이루면서 세상에 귀감이 되었던 인물이었기에 그가 세간에 안겨준 실망감은 더욱 컸습니다. 

그에게는 진실된 후회나 회개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약물중독 사건이 보도되면서 늘 그랬듯이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교묘한 말솜씨로 얼버무리고, 또 다른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 진실을 희석시키려는 약삭빠른 처세술을 보는 듯했습니다.

진작에 약물복용을 시인하고 깨끗하게 물러섰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이미 훌륭한 운동선수였고, 암을 극복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인간승리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프로 스포츠계에서 약물파동은 늘 있어왔기에 사람들은 그의 솔직한 고백에 박수를 쳐 주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마치 거짓말쟁이 늑대소년처럼 자신을 변호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우승기록은 물론 사람들의 마음까지 잃어버린 듯 해서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욕심과 집착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싶은 야망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릇된 생각을 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기면서 실수를 저지릅니다. 견물생심이라고 눈 앞에 보이는 이익과 성공 앞에서 잠시 길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바른 길로 돌아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입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가는 솔직함입니다. 

컬럼을 준비하고 있는데 또 하나의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대학 미식축구 선수가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경기 전날 암으로 죽은 자신의 애인만을 생각하면서 경기를 했다는 감동적인 인터뷰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선수가 말한 애인은 가상의 인물입니다. 인기를 얻기 위해서 꾸며낸 거짓말이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참 난감한 일입니다.

미국은 정직(honesty)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나라입니다. 신용을 중요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서 세워진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일찍 이민오신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정직하지 않고는 미국에서 살아남기 힘드셨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담벼락 무너지듯이 정직함이 무너져 내리는 듯 해서 매우 아쉽습니다. 오늘 성경에 손을 언고 취임선서를 하는 미국의 대통령과 위정자들부터 정직함을 회복하길 기도해야겠습니다. 아니, 남을 탓할 것 없이 새해에는 우리들 만이라도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정직하고 솔직하기 원합니다.

댓글 1개:

  1. 위에 언급한 미식축구선수와 관련된 오늘(1.31) 기사입니다. 요즘 세상을 정직하게 읽어내기가 쉽지 않네요. -하-
    http://sports.yahoo.com/blogs/ncaaf-dr-saturday/tuiasosopo-te-o-hoax-never-intended-joke-212119218--ncaaf.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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