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8일 일요일

레위기 어떻게 읽을까?

레위기 어떻게 읽을까?

1. 소개

구약성경 중에서 가장 읽기 힘들고 지루한 말씀이 있다면 레위기일 것입니다. 레위기라는 영어title “Leviticus”는 라틴어에서 왔는데, 조금 더 멀리는 구약성경 희랍어 번역인 칠십인 역 (LXX)에서 왔고 레위인들과 관련된(relating to the Levites)”라는 뜻입니다. 히브리어 성경의 제목은 1 1절의 첫 머리를 따서 바이크라, and he called”입니다. 레위기 1 1절이 하나님께서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시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상에서 보는 것처럼 레위기는 제의에 관한 말씀입니다. 그러니 지루하고 신약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레위기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반부 (1-15)는 희생제사(sacrifice)에 대한 법규이고 후반부 (16-27)는 희생제사를 통해서 거룩해진 성별의 모습(sanctification)에 대한 말씀입니다. 특히 레위기 17-27장을 성결법전 (holiness code)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거룩한 백성의 삶의 양식들이 조목조목 나옵니다.

레위기의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나눈 자료가 있어서 열심히 표를 그려서 옮깁니다 (17-26장의 성결법전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 단점이지만).

Leviticus at a Glance


Focus

Sacrifice

Sanctification

Reference

1:1 --------- 8:1  ------------ 11:1 ----------------16:1------------- 18:1 -----------21:1 ----------23:1 ---------25:1 ---------27 :1 ------27:34



Division

The Law of

The Law of Sanctification

The offering

Consecration
Of the Priests

Consecration
Of the People

National
Atonement

For the
People

For the
Priests

In
Worship

In the Land
Of Canaan

Through
Vows


Topic


The Way to God

The Walk with God

The Laws of Acceptable
Approach to God


The Laws of Continued
Fellowship with God
 Location
Mount Sinai

                                                                                                        Nelson’s Complete Book of Bible maps and Charts

레위기의 핵심구절을 찾으라면 19 2절이 될 것입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You shall be holy, for I the LORD your God am holy).결론을 미리 말씀 드리면, 레위기에 나오는 이해할 수 없는 법, 규칙, 명령 등은 하나님 백성들이 갖추어야 할 거룩함을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레위기를 읽을 때 하나님 백성의 거룩함이라는 대명제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레위기에 나오는 각종 법규에 신경을 쓰다 보면, 여러 가지 잡다한(?) 명령들에 얽매여서 은혜도 떨어지고 뭐가 뭔지 왜 이런 것이 있는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2. 희생제사와 제사장들
레위기 1-7장에는 성막에서 드려야 할 희생제사들의 종류와 각 종류에 따른 제사법이 소개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폐지되었지만, 희생제사가 주는 핵심메시지는 죄 사함입니다. 하나님 백성이 하나님께 나가기 위해서는 희생제사를 통해서 용서함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8-10장은 제사를 집례하는 제사장들에 대한 말씀입니다. 모세의 형인 아론 계열의 제사장들이 정통으로 묘사됩니다 (구약시대에는 아론 계열 후에 사독과 아비아달, 그리고 레위인들 같은 제사장 group들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제사장들은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제사장들의 직분은 세습됩니다. 요즘도 세습에 동의하는 분들은 구약에서 목회자의 기원을 찾습니다 (글쎄요…). 제사장들은 지성소 (the holiest of the holy)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성결해야 합니다. 레위기에 의하면 성막에서 행해지는 희생제사와 이것을 집례하는 제사장들에게 신적인 권위가 주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clean vs. unclean
11-15장은 성결에 대한 구체적인 법규들입니다. 실제로 성결(purity/clean)보다는 안성결(impurty/unclean)”에 대한 법규라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정한 짐승들, 음식들, 관행들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정한 것들을 금지하는 법들은 유대교에서 상당히 발전을 해서 훗날 레위기 외에도 방대한 유대교 법전이 탄생됩니다. 탈무드도 그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레위기의 말씀은 아니지만 한 가지 흥미로운 예를 들면, 어린 송아지를 우유에 삼지 말라는 출애굽기 23:19 말씀을 바탕으로 유대교에서는 우유제품과 육류를 엄격히 구분해서 조리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오늘날도 보수적인 유대인들은 햄버거의 속살(고기)와 치이즈를 함께 먹지 않습니다. 요즘도 마켓에 가면 유대인들을 위한 “Kosher”음식이 있을 만큼 먹거리에 대한 규정이 까다롭습니다.
레위기에는 정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 출산과 부정한 질병에 이르기까지 Impurity에 대한 조항들이 세세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레위기를 읽는 우리들에게 방해가 되고 당황케 만듭니다. 뒤에 레위기를 읽는 tips에서 한번 더 언급하겠습니다.
부정한 것을 지칭하는 것들 가운데 중요한 것은 죽음입니다. 피는 생명의 상징이기에 짐승을 죽이거나 조리할 때 피를 모두 따라서 버려야 합니다.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때는 반대로 피의 제사를 드립니다. 생명을 드린다는 표시일 것입니다. 죽음은 대부분 부정합니다. 레위기 12장에는 아이를 출산한 여인에 대한 규례가 나오는데, 아들을 낳은 경우와 딸을 낳은 경우에 거룩함의 기간에 차이가 납니다. 레위기 15장에 가면 몸에서 유출되는 것이 부정하다고 말합니다. 몸에서 나가는 것을 죽음이라고 보았고, 그것은 부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딸의 경우 장차 유출이 있는 여성이 될 것이기에 아들보다 거룩함의 기간을 길게 설정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지 추측일 뿐 성경에 구체적인 이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There is no obvious reason why a woman should impure longer after the birth of a girl than that of a boy. -JJ Collins의 구약개론-).
레위기 16장에 속죄일(the day of atonement)에 대한 규정이 나옵니다. 아사셀이라는 염소에게 죄의 짐을 맡겨서 광야로 보내는 의식도 행하지요. 십자가를 지시고 갈보리를 오르신 예수님을 연상케합니다. 17-26장은 성결법전이라고 했는데 여기는 하나님 백성의 거룩함에 대해서 가르쳐줍니다. 25장의 안식년과 희년에 대한 법규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안식년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지켜지는 것 같습니다. 희년정신에 대한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실제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도 희년이 지켜졌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지금이나 구약시대나 인간의 이기심이 하나님의 희년(Jubilee)정신을 가로막았다고 생각됩니다. 희년 정신을 간직하고 그것을 회복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시도되어야 할 것입니다.
4. 레위기 해석을 위한 tip
레위기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말씀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할 필요도 물론 없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레위기는 하나님 백성들의 거룩함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것을 고대사회에 맞게 기록해 놓았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 레위기 가운데 문화의 옷을 입고 있는 구절이 꽤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화의 옷을 입은 본문들은 하나님 백성의 거룩함이라는 기준을 갖고 재해석해야 합니다. 이것을 반대로 또는 확대 해석하면, 레위기에 없는 요즘 시대의 관행들도 하나님 백성의 거룩함에 위반된다면 금지해야 한다는 유추적용도 가능할 것입니다. 레위기의 각 조항들로부터 하나님 백성의 거룩함을 찾으려는 시도(bottom-up)보다는  하나님 백성의 거룩함이라는 대명제하에 레위기의 세세한 부분을 해석해 가는 것(top-down)이 바람직합니다.
레위기의 부정한 짐승들이나 음식에 대한 이론이 학자들마다 제시되지만 명확한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면 왜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는지, 제의적인 부분 (돼지는 전통적으로 부정한 동물), 위생적인 측면 (돼지고기는 고대근동에서 쉽게 상함, 병을 전염시키는 짐승들)등이 제시되지만 성경에 근거했을 때 명확한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은 그대로 남겨 놓는 것이 현명하고 솔직한 성경해석입니다.
5. 레위기와 예수 그리스도
레위기에 포함된 피의 제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과 십자가의 죽음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영단번(once and for all)의 죽으심으로 매년 드리는 속죄제사도 면제되었습니다. 레위기의 제사장들은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의 전형일 수 있습니다. 영원한 대제사장 예수님께서 구약의 율법을 모두 이루시고 그를 통해서 우리들은 지성소, 하나님께 담대히 나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을 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진 사건이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지요 ( 15:38). 히브리서도 레위기와 예수님의 관련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6. 레위기가 요즘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유효할까?
레위기는 다루기 힘든 책입니다. 때로는 레위기의 조항들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구약의 율법을 지키려는 사람들 (전통 유대인들과 안식교)도 있고, 레위기의 말씀들을 allegorical하게 해석하면서 상징, 영적 의미, 신약과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용하게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주관적인 면이 많습니다). 또는 지나치게 레위기를 경시하면서 그 안에 깃든 정신(하나님 백성의 거룩함)만을 취하려는 입장도 있습니다 (minimal results).
레위기는 하나님의 타자성, 초월성, 거룩함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으로 경배되어야 하고 (일정한 제의와 규칙을 통해서) 하나님 백성은 레위기의 세세한 덕목들을 지키는 것과 상관없이 하나님 백성의 거룩함을 입고,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애써야 합니다. 물론 레위기에서 지킬 수 있는 법규들 (일반적인 것들)은 준수해야 합니다. 여기서 건전하고 훈련된 성경 해석자의 중요성이 대두됩니다.
레위기에는 거룩한 백성들이나 성막에서의 제의뿐만 아니라 거룩한 백성들의 사회생활에 대한 법규도 나옵니다. 일종의 시민법규(civil laws)에 속하는 것들인데 이것도 지킬 것은 그대로 지키고, 때로는 현대에 맞게 modify해서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정의에 대한 촉구,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 비즈니스나 직장에서의 정직한 직업윤리 등이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또 한번 성경 본문 중심으로 잘 훈련된 성경 해석()의 중요성이 제기되지요.
신약성경에 나오는 죄사함과 의롭게 됨에 대한 신학적이고 추상적인 말씀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레위기에 나오는 희생제사 법규와 16장의 아사셀 염소등을 통해서 신약의 atonement에 대한 교리(doctrine)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실제의 삶을 다루는 구약성경은 신약의 교리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을 통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더 나가서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구체적으로 만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Leviticus helps present an overarching view of God, humans, and the physical world. We need only note that the eschatological picture of how history concludes involves a reference to God’s holiness. For, on that day, even the bells on the horse and the inscriptions on the pots and pans will have emblazed on them: “HOLY TO THE LORD”(Zech 14:20). Leviticus is the book par excellence about this holiness. God remains the quintessence of holiness; and the deity’s creatures can hardly offer to be less in their aspirations and in their everyday conduct. –The New Interpreter’s Bible commentary-
구약의 윤리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 분들은 크스토퍼 라이트의 현대를 위한 구약윤리 참고 하기 바랍니다.

댓글 1개:

  1. ''앞으로 목사님께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시리즈를 연재하십니다.''
    라고 저질러놓으면, 목사님께서 뒷감당을 해주시기보다, 저를 엎으시겠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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